높이 15m의 암벽을 끝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6초25였습니다. 한국 여자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대표 정지민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강렬한 기록을 남기며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스피드클라이밍은 작은 실수 하나가 순위를 완전히 바꿀 만큼 빠르고 치열한 종목인데요. 정지민은 예선부터 전체 2위에 오르며 결승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렇다면 정지민은 어떤 선수이고, 지금까지 어떤 성적을 남겼을까요.

6초25 기록으로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
정지민은 9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스피드 예선에서 6초25를 기록했습니다. 출전 선수 17명 가운데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는데요. 함께 출전한 성한아름 역시 6초84로 6위에 올라 두 명의 한국 선수가 나란히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는 다른 클라이밍 종목과 경기 방식부터 다릅니다. 선수들은 동일한 홀드가 설치된 15m 높이의 인공암벽을 빠르게 올라 정상의 터치패드를 누릅니다. 누가 더 어려운 루트를 해결하느냐보다 누가 더 빨리 정상에 도달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세계 정상급 여자 선수들의 기록이 대부분 6초대에 형성돼 있어 출발 순간의 반응, 손과 발을 움직이는 순서, 체중 이동이 모두 중요합니다. 단 한 번 미끄러져도 사실상 승부가 끝날 수 있는데요. 정지민이 예선에서 기록한 6초25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지민 나이·키·프로필
정지민은 2004년 8월 1일생으로 2026년 기준 만 22세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공식 선수 정보에는 키 166cm로 등록됐으며 현재 대한민국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지민이 클라이밍을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2011년 무렵 취미로 클라이밍을 접한 뒤 자연스럽게 선수의 길로 들어섰는데요. 처음부터 스피드 종목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닙니다. 볼더링과 리드 등 스포츠클라이밍의 여러 종목을 경험했고, 이후 빠른 움직임과 순발력을 살릴 수 있는 스피드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국제무대 경험을 쌓은 덕분에 현재는 한국 여자 스피드를 대표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시청 소속, 스피드 전문 선수로 성장
정지민의 현재 소속팀은 서울시청입니다. 실업팀에서 안정적으로 훈련을 이어가면서 국제대회와 국가대표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데요. 대회 관련 선수 소개에서는 서울시청과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후원 선수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스피드클라이밍에서는 폭발적인 힘뿐 아니라 같은 동작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공식 경기장은 어느 나라에서 열리더라도 동일한 규격과 동일한 루트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선수들은 수없이 반복 훈련을 하면서 각 홀드를 잡는 위치와 발을 딛는 순서를 몸에 익힙니다.
정지민 역시 이러한 훈련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인 기록을 단축해 왔습니다. 단순히 국내에서 빠른 선수를 넘어 국제대회에서도 결선에 진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준 경쟁력
정지민의 이름이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2025년 중국 우장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는 6초33을 기록하며 당시 한국 여자 스피드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같은 해 구이양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6초36을 기록하며 은메달까지 차지했습니다. 세계 정상권 선수들과 직접 경쟁해 시상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는데요.
서울에서 열린 2025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지민은 여자 스피드 4위에 오르며 메달 바로 앞까지 올라갔습니다. 세계선수권 4위와 월드컵 메달이라는 성적은 정지민이 더 이상 가능성만 보여주는 유망주가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실제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경험
정지민에게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는데요. 당시 여자 스피드 개인전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개인 메달을 놓쳤지만, 여자 스피드 계주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항저우 대회 이후 정지민의 기록은 더욱 빨라졌습니다. 월드컵 은메달과 세계선수권 4위 등 국제대회 성적도 이어졌고,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예선 6초25라는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을 앞둔 9월 중국 구이양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여자 스피드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고, 여자 스피드 릴레이에서도 성한아름과 함께 동메달을 추가했습니다. 큰 대회를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전 첫 AG 메달 도전
이번 대회에서 정지민이 바라보는 목표는 개인전 메달입니다. 이미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주에서 동메달을 경험했지만 개인전에서는 아직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는데요. 이번에는 예선 전체 2위라는 좋은 기록을 만들어내며 개인전 첫 아시안게임 메달에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스피드 종목은 예선 기록이 좋다고 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녹아웃 방식으로 진행되는 결선에서는 상대보다 0.01초라도 빨라야 다음 라운드로 갈 수 있고, 출발 실수나 미끄러짐 하나가 곧 탈락으로 이어집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강호들과의 경쟁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지민은 이미 6초 초반 기록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습니다. 15m 높이의 암벽을 불과 6초대에 올라 정상의 버튼을 누르는 정지민.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주 동메달에 이어 아이치·나고야에서는 개인전 메달까지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2세라는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 한국 여자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를 이끌 핵심 선수로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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